행복한, 우리 : 여기서 행복

사랑하는 이와 함께 차박차박

삼송지사 운영부 한상훈 대리 가족

Text. 윤진아 Photo. 정우철

카라반 안에 누워 듣는 파도 소리는 삶을 좀 더 즐기라는 나긋한 권유다. 노지에서, 심지어 집안 베란다에서도 캠핑을 즐기는 삼송지사 한상훈 대리는 ‘여행은 더 행복한 일상을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믿는다. 장맛비가 그치고 모처럼 말갛게 갠 하늘이 드러난 주말, 3년 만의 ‘리얼 로드 버라이어티’가 펼쳐졌다.

한여름 낭만여행의 모범답안, 카라반 캠핑

달빛 쏟아지는 길가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수평선 너머 일출을 보며 눈을 뜨는 캠핑의 낭만을 더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카라반 안으로 뛰어든 아이들이 푹신한 소파와 2층 침대, 주방, 화장실, 샤워시설을 차례차례 탐색하며 환호성을 지른다. 몇 발짝만 움직이면 바다로 뛰어들 수 있다니, 철썩이는 파도 소리에 마음이 두둥실 떠오른다. 한동안 집에만 있던 남매에게 선물 같은 시간이 되기를, 한상훈 대리는 어쩌면 아이들보다 더 설레는 마음이라고 했다. “가족 모두 캠핑을 좋아해요. 노지 캠핑은 물론이고 상황이 여의찮을 땐 집 베란다에 캠핑용품을 펼쳐놓고 고기라도 구워 먹으며 캠핑 분위기를 내곤 했죠.”

카라반 캠핑은 짐만 풀면 딱히 할 일이 없다는 게 장점! 외부에 있는 단독 테라스에 간식을 꺼내고 나니 모든 준비가 끝났다며, 아내 이현서 씨가 엄지를 치켜든다. “여행을 자주 다니는 편이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3년간 거의 나가지 못했어요. 특히 막내와는 여행 추억이 많지 않아 아쉬웠던 차에 남편 회사 찬스로 뜻깊은 추억을 만들게 됐네요.”

파도에 둥실둥실 뜬 채 햇살도 쬐고 수영도 할 수 있는 해수욕장은 아이들과 함께 더위를 식히기 완벽한 장소다. 왕산해수욕장은 산과 바다, 농촌과 어촌의 풍광이 번갈아 펼쳐지며 더할 나위 없는 오아시스가 되어준다. 바다에서 실컷 놀다 출출해지면 도보 5분 거리의 캠핑장으로 돌아와 바비큐로 배를 채우고, 전용 수영장에서 못다 한 물놀이를 할 수도 있다. 밤에는 모닥불 피우고 풀벌레 우는 소리 들으며 ‘불멍’도 즐겨야지! 하늘과 바다와 달과 별, 그리고 네 식구가 품은 그 무수한 이야기들을 풀다 보면 아마 밤을 새워도 모자랄 것이다.

나의 보물 승준아, 채민아~ 가끔씩 화를 내기도 하지만, 아빠는 언제나 너희를 사랑한다는 걸 꼭 기억해주면 좋겠어. 친구 같은 아빠가 돼서, 너희가 세상을 살아가다 힘들 때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게!
- 너희를 사랑하는 아빠가

저 푸른 바다 곁에 그림 같은 집이 있네

카라반에 짐을 풀고 밖으로 나와 흙내음, 풀내음을 온몸으로 들이쉬는 순간 ‘잘 왔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번 캠핑의 목표는 딱 세 가지! 뒹굴뒹굴 지내기, 다른 사람 신경 안 쓰기, 온전히 우리에게만 집중하기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태클 거는 사람 없고 그 어떤 잡음조차도 들리지 않는 이곳에서 한상훈 대리와 아내 이현서 씨도 모처럼 실컷 여유를 누릴 작정이다. “우리의 첫 만남을 얘기하면 다들 놀라시던데, 아내와는 절에서 처음 만났어요. 제가 그 유명한 ‘절 오빠’입니다. 하하! 웃는 모습이 예쁜 아내와 어린이 법회 교사로 봉사활동을 함께하면서 외모뿐만 아니라 성품에도 반해 결혼까지 하게 됐죠.”

아내 이현서 씨에게도 한상훈 대리는 최고의 남편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재활용품을 활용한 장난감 만들기, 쿠키 베이킹 등의 놀이를 자주 해와서인지, 아빠와의 놀이 시간을 가장 좋아하는 것 같아요. 다 같이 있어도 아빠만 붙잡고 놀아달라고 매달리는 덕분에 엄마가 한숨 돌릴 시간이 늘었죠.(웃음)”

승준이는 친구들 사이에서 ‘동생 바보’로 유명하다. 학교에서 상품 뽑기를 해도 본인이 좋아하는 초콜릿 대신 동생 채민이가 좋아하는 젤리를 뽑아오고, 용돈을 모아 채민이가 좋아하는 스티커를 사주는 게 일상이라고. 오빠 사랑 듬뿍 받고 더없이 밝게 자란 채민이는 남다른 체력으로 유치원에서 달리기 1등을 놓치지 않고 있다. 즐거운 추억이 많아서일까. 다섯 살 터울인 승준이와 채민이는 새로운 도전에 주저함이 없다. 이날도 여느 아이들 같으면 “모래가 들어가잖아~”, “벌레 무서워!”라며 물러날 법한 상황에도 거리낌 없이 온몸을 던져 자신만의 놀이 방법을 만들어 나갔다.

일상이 여행이 되는 ‘리얼 로드 버라이어티’

심호흡 크게 하고 수영장에 뛰어든 승준이와 채민이가 물 만난 고기처럼 신난 얼굴로 물놀이에 한창이다.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뛰어다니며 여행을 만끽하는 남매 덕분에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모처럼 한갓진 한때를 보내는 부모의 만면에도 보람이 그득하다. 꿀떡꿀떡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행복이 불현듯 느껴질 때마다 절로 웃음이 난다. 뜨거운 태양 아래 수영을 배우느라 건강하게 탄 구릿빛 피부도, 아름다운 낙조 아래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던 산책길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터이다. 숨을 잘 고르고 돌아가면, 다시 시작되는 일상도 담담히 살아가려 한다.

“언젠가는 더 넓은 바닷속으로 뛰어드는 날이 오겠죠. 사려 깊고 다정한 승준이, 에너지 넘치는 채민이가 각자의 보폭에 맞춰 삶을 잘 헤쳐나갈 거라고 믿어요. 다시 오지 않을 시절의 한 페이지를 아름답게 기록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천의 또 다른 매력 즐기기

왕산해수욕장

용유8경 중 제1경인 ‘왕산 낙조’로 유명하다. 붉게 물든 바다와 지는 해도 아름답지만, 울창한 수목림과 깨끗한 천연 백사장도 일품! 어느 방향으로 셔터를 눌러도 바닷바람이 만들어내는 푸른 물결에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소무의도 누리길

파란 바다 한가운데 점점이 흩어진 섬, 소무의도 누리길에서는 느릿느릿 걸으며 삶의 쉼표를 찍을 수 있다. 섬을 빙 두르고 있는 2.5km의 산책로는 해안과 낮은 산을 오르내리며 쪽빛 바다와 푸른 숲, 소박한 어촌 풍광을 번갈아 펼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