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더, 웃음 : 이런 문화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다
굿즈는 못 참지

Text. 편집실 Photo. 국립박물관문화재단

‘굿즈’ 시대다. 품귀 대란까지 될 정도로 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굿즈. 소장 욕구 올라갈 만큼 예쁘고 질 좋은 굿즈를 사기 위해 오늘도 지갑을 연다. 굿즈는 못 참지!

‘굿즈’는 상품, 제품이란 뜻을 가진 영어 goods에서 유래한 말이다. 일반적으로 스타나 애니메이션 등의 문화예술 콘텐츠, 그리고 기업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상품을 지칭한다.

우리나라 굿즈의 시초는 스타 사진으로 만든 책받침이 아닐까. 80, 90년대 인기 스타들은 모두 책받침에 등장했고, 당시 학생들에게 이런 굿즈는 필수템이었다. 점차 시대가 바뀌면서 응원봉, 달력, 지갑, 폰케이스, 인형 등 품목이 다양해졌고, 굿즈를 판매하는 전문 쇼핑몰이나 숍까지 생길 정도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스타의 책받침이라는 예처럼 굿즈는 덕후문화에서 시작되었다. 덕후들이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굿즈를 구매하면서 지금의 의미로 통하게 된 것이다. 즉, 굿즈를 소장한다는 건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는 의미다. 그래서 굿즈는 사용보다는 수집의 의미가 더 크다.

굿즈가 사랑받는 시대인 만큼 많은 브랜드가 협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굿즈를 생산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테크액세서리 브랜드인 케이스티파이의 컬래버가 대표적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대표하는 반가사유상, 고려 비색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 청자 상감 구름 학무늬 매병, 청자 참외모양 병 등 유서 깊은 한국의 유물들을 디자인해 케이스에 담아낸 것. 사람들은 박물관 유물이 우리 일상과 가까워졌다는 사실에 열광했다.

이렇듯 굿즈의 범위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전시회나 뮤지컬 등의 공연을 본 뒤 관련 이미지가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굿즈고, 특정 드라마를 좋아해서 관련된 상품, 예를 들어 대본집을 사는 것도 굿즈다. 설령 굿즈 목적으로 제작한 상품이 아니었더라도 소비자가 의미를 부여하기에 따라 생산자도 모르는 사이에 굿즈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정치인을 사랑하는 팬들에게는 그 사람의 얼굴이 담긴 주간지마저 굿즈인 셈이다.

유물의 아름다움이 굿즈로 탄생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박물관이라는 딱딱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다양한 굿즈를 생산하며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왔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케이스, 텀블러, 시계, 액세서리 등의 제품에 국립중앙박물관을 대표하는 유물 ‘반가사유상’, 고려 비색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 등 한국을 대표하는 유물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것이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 굿즈는 BTS 멤버 RM이 박물관 전시를 관람한 후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구매하면서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국보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MZ세대들에게 유행템으로 사랑받게 된 것. 국립중앙박물관 굿즈를 구매하려면 뮤지엄샵(www.museumshop.or.kr)을 이용하면 된다.



굿즈계 대스타

잔망루피

무려 131만 명이다. 가수도 배우도 아닌 잔망루피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의 수가. 루피는 암컷 비버 캐릭터로,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에서 주인공 뽀로로의 친구로 등장하며 알려졌다. 그런데 2019년 한 팬이 루피의 사진을 비웃는 표정으로 합성해 트위터에 올렸고, 그 트윗이 유행하면서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더 이상 뽀로로의 친구가 아닌 당당히 주인공 ‘잔망루피’가 된 것. 겉으로는 순진한 척 하지만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는 잔망루피의 모습이 마치 우리의 속마음과 같아서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솔직·당당하면서도 익살스러운 잔망루피 캐릭터는 피규어, 스마트폰 케이스, 디저트, 사무용품, 지갑 등 다양한 굿즈로 제작되고 있고, 교보문고 핫트랙스, 백화점 등에 잔망루피 팝업스토어가 생겨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굿즈로 인해 젊어진

모나미

‘모나미153’. 국내 최초의 볼펜이자 모나미의 스테디셀러다. 흰색 육각형 몸체와 심플한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와 동시에 돌풍을 일으키며 국민 볼펜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모나미153이 여러 기업, 브랜드들과 컬래버를 진행하면서 다채로운 디자인의 모나미153을 선보이고 있다. 게다가 필통으로 활용 가능한 틴케이스까지 선물로 증정한다. 그동안 독일 가전 브랜드 브라운, 동국제약 마데카솔, 커피빈코리아, 동화약품 활명수 등과 협업한 굿즈를 꾸준히 출시하면서 MZ세대도 찾는 젊은 브랜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다양한 모나미 굿즈는 모나미몰(www.monamimall.com)에서 구입할 수 있다.



산리오캐릭터즈와 컬래버 굿즈

이디야커피

이디야커피가 산리오캐릭터즈와 함께 제작한 굿즈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 6월 중순부터 7월 말까지 온·오프라인에서 진행한 이디야커피 프로모션으로, 컬래버 음료 구매 시 각 캐릭터에 해당하는 스트로우 데코와 랜덤 스티커를 제공하고, 산리오캐릭터즈 기프트카드를 구매한 고객에게는 스티커세트를 증정했다. 또 5천 원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피규어 마그넷 8종과 캐릭터가 그려진 후드타월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했다. 이디야커피는 굿즈 출시 10일 만에 누적 판매 30만 개를 돌파했다고 한다. 이디야커피뿐만 아니라 여러 브랜드가 산리오캐릭터즈와 협업해 다양한 굿즈를 내놓고 있다. 시나모롤, 쿠로미, 마이멜로디, 폼폼푸린 등의 산리오캐릭터즈가 어린 아이부터 30대 이상 여성들까지 전 연령층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