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더, 웃음 : 에코 트래블

차 타고 가는 신선의 섬에서 여름휴가
군산 선유도

Text·Photo.진우석 여행작가

선유도 가는 길은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새만금사업으로 바다가 육지로 변하고, 고군산군도의 신시도·무녀도·선유도·장자도는 다리로 연결됐다. 군산에서 선유도까지 자동차로 여행하는 세상이 됐다. 새롭게 열린 길 따라 선유도에서 여름을 즐겨보자. 허공에서 선유도해수욕장을 가로지르는 짜릿한 집라인, 선유도가 한눈에 보이는 대봉전망대와 장자교 스카이워크 트레킹, 전동차로 섬 한 바퀴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대봉전망대에서 본 선유도 전경. 선유도해수욕장과 망주봉 등의 절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선유8경, 고군산군도의 8가지 아름다움

새만금방조제를 달리는 길은 거침이 없다. 고속도로보다 반듯한 길이 바다 위에 직선으로 놓여 있다. 비현실적이라 어리둥절하지만,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달리는 맛은 일품이다. 새만금방조제가 시작되는 비응도에서 약 10km쯤 가면 야미도가 나오고, 다시 신시도와 무녀도를 징검다리처럼 건너면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의 대표 섬인 선유도에 닿는다.

고군산군도는 유인도 16개와 무인도 47개로 이뤄진 섬의 무리다. 고군산은 옛 군산이란 말이다.

선유도의 최고 명소는 선유도해수욕장이다. 선유도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선유8경 중 3개가 선유도해수욕장에 해당한다. 선유도해수욕장에서 감상하는 노을인 선유낙조, 고운 모래가 깔린 모습인 명사십리, 마치 기러기가 내려앉은 것 같은 백사장의 모습은 평사낙안(平沙落雁)이다. 그밖에 선유8경으로 망주봉에 걸린 폭포를 일컫는 망주폭포, 세 척 돛배가 귀향하는 모습인 삼도귀범, 장자도 앞바다에서 고기 잡는 배들의 불빛인 장자어화, 신시도 월영봉의 가을 풍경인 월영단풍, 선유도를 둥그렇게 둘러싸고 있는 여러 섬의 풍경인 무산십이봉 등이 있다.

트레킹, 대봉전망대와 장자교 스카이워크

선유도해수욕장에 뛰어들기 전에 트레킹과 레포츠를 즐겨보자. 장자교 스카이워크는 선유도와 장자도를 연결하는 다리다. 길이는 약 268m로 무지개처럼 우아한 곡선을 그린다. 도보 전용이라 차량은 들어올 수 없다. 섬과 섬을 걸어서 건널 수 있는 게 신기하다.

장자교는 바닥을 통해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어 아찔하다. 다리 중간에 서자 세찬 바람이 머리칼을 휘날린다. 선유도해수욕장과 망주봉이 보이고, 반대편으로 펼쳐진 장자도의 대장봉은 무서운 장수가 버티고 선 느낌이다. 장자도의 대장봉에 오르면 시원한 조망이 열리지만, 이보다 선유도의 대봉전망대를 추천한다.

장자교를 건너와 선유도해수욕장을 지나 선유3구 마을 앞에 닿았다. 군산구불길 이정표를 따라 호젓한 산길을 20분쯤 오르면 대봉 정상에 닿는다. 대봉전망대는 정상 아래에 있다. 전망대에 서자 탄성이 터져 나온다. 드넓은 선유도해수욕장과 망주봉, 그리고 고군산군도의 여러 섬이 어우러진 모습이 장관이다.

전망대에서 선유8경의 여러 절경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선유도해수욕장에 고운 모래가 깔린 명사십리, 마치 거대한 기러기가 내려앉은 것 같은 평사낙안, 망주봉 두 봉우리 사이에서 비가 많이 올 때 흘러내렸던 망주폭포 흔적도 보인다. 멀리 여러 섬이 떠 있는 모습은 ‘무산십이봉’이라 할 만하다.

망주봉이 보이는 선유도해수욕장의 해안 산책로

액티비티, 선유도 집라인과 전동차

선유도해수욕장은 다른 곳과 달리 서핑, 카약, 수상스키 등이 없다. 대신 짜릿한 집라인을 즐길 수 있다. 해수욕장 왼쪽에 자리한 거대한 탑이 집라인 타워다. 1층에서 벨트와 헬멧 등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타워에 올랐다. 타워의 높이는 약 45m, 아파트 11층에 해당한다.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를 진정시키고 출발대에 서자 선유도해수욕장의 수려한 풍광이 눈에 들어온다.

출발! 구령과 함께 출발대 문이 열리자 엄청난 속도로 와이어를 타고 내려간다. 이때가 가장 짜릿하다. 잠깐 정신이 어질하다가 점점 주변 풍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백사장에서 노는 사람들 위를 날아가는 맛이 일품이고, 왼쪽으로 푸른 바다가 넘실거린다. 속도가 점점 줄더니 어느새 도착지가 가까워진다. 거리는 약 700m인데 순식간에 도착했다. 아쉬워 입맛을 다신다.

짧은 집라인의 아쉬움은 전동차로 날려버릴 수 있다. 선유도는 여러 대여점에서 다양한 전동차를 빌려준다. 전동차는 누구나 쉽게 운전할 수 있는 오토바이 형태인 3발 전동차를 추천한다. 전동차를 타면 차가 못 들어가는 섬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다. 망주봉 앞에서 우회전해 선유3구 선유도어촌체험휴양마을로 가면, 선유도 방파제에 자리한 빨간색 기도등대를 만날 수 있다. 손바닥을 합장한 것처럼 생긴 기도등대는 어민들의 안전과 만선을 바라는 것이다.

전동차를 즐기는 사람들. 선유도는 전동차로 섬 구석구석 둘러보기 좋다.

선유낙조, 선유도해수욕장의 노을

전동차까지 즐겼으면 이제는 선유도해수욕장에서 땀을 씻어낼 차례다. 깨끗하고 고운 모래가 깔린 해변은 거대한 운동장 같다. 곽재구 시인은 여기서 ‘가장 맑고 넓은 원고지’를 떠올리면서 <선유도>라는 시를 쓰기도 했다. 해변에서 바다로 갈수록 모래에서 갯벌로 바뀐다. 시나브로 뜨거웠던 대지는 식으면서 노을이 내려앉는다. 선유8경 중 하나인 선유낙조의 시간이다.

선유3구에 자리한 기도등대. 어민들의 안전과 만선의 염원을 담았다.

선유도해수욕장의 서정적인 노을. 선유낙조는 선유8경 중 제1경으로 꼽힌다.

선유도 여행 가이드

선유도 아름다움의 핵심은 선유도해수욕장이다. 이곳을 중심으로 대봉전망대와 장자도 스카이워크 등의 트레킹, 집라인과 전동차 등의 레포츠를 다양하게 즐기며 더위를 날려보자.

교통

자가용은 새만금방조제를 따라 선유도로 간다. 대중교통은 군산대 정문에서 92번 시내버스가 1시간에 1대 정도 다니며 40분쯤 걸린다.

맛집과 숙소

군산의 별미는 박대다. 박대는 참서대과 생선으로 말려서 구워 먹는 걸 최고로 친다. 선유도는 남도밥상, 군산 시내는 일력생선이 박대구이 정식을 잘한다. 활어회는 선유도어촌계수산물센터의 고래포차가 푸짐하다. 숙소는 선유도리조트가 깨끗하고, 장자도에 많은 펜션이 있다.

선유도 ECO TIP

선유도어촌체험휴양마을 조개잡이

선유도해수욕장은 모래가 깔렸지만, 반대편은 드넓은 갯벌이 펼쳐진다. 선유도어촌체험휴양마을에서 조개잡이를 하면, 선유도의 놀라운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이곳은 모래와 섞여 있는 갯벌이라 걷는 데 큰 불편이 없고, 갯벌을 조금만 파헤쳐도 다양한 조개를 잡을 수 있다.
☎ 문의 : 063-464-5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