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더, 웃음 : 이런 문화

AI의 넥스트 레벨

챗GPT,
게임 체인저가 될까?

Text. 김주희

AI 시장 판도를 뒤흔든 대형 신인이 나타났다. 최근 ‘오픈AI’가 선보인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챗GPT’가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챗봇보다 한층 정교하고 혁신적인 데다 개인화되었으며 인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챗GPT는 개인의 생활양식은 물론 사회 전반을 아우르며 거대한 변화를 예고한다. 챗GPT가 쏘아 올린 파급력과 가능성을 짚어본다.

대형 AI 루키의 등장 전 세계가 열광하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사람과 대화하는 챗봇은 일반적으로 요청과 응답 구조를 충실히 반영해왔다. 초창기에 등장한 챗봇의 경우, 단순한 질문을 분석해 정제된 답변을 제공하는 데 그쳤다. 이후 기술이 꾸준히 발전하면서 챗봇은 사람과의 대화 속에서 문장을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 업무를 수행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처리하는 ‘자연어 이해(NLU)’ 기술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이 기술이 한층 진일보하면서 온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공동 설립에 참여한 개발사 ‘오픈AI’가 선보인 AI 대화형 챗봇 ‘챗GPT’가 그 주인공이다.

챗GPT는 ‘Chat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로 핵심은 ‘G’, 즉 생성형 AI*에 있다. 구글이나 네이버 검색 엔진이 기존에 만들어진 결과물들을 수집해 보여준다면, 챗GPT는 새로운 결과물을 생성해 보여준다. 사용자가 물어볼 때마다 창조한 결과를 내놓고, 이를 기반으로 학습해 다음번에는 똑같은 질문이더라도 더욱 정교한 결과물을 내놓는다.

기존 검색 엔진과는 완전히 다른, 전에 없던 이 신개념 챗봇은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2월 처음 공개된 이후 닷새 만에 가입자 100만 명, 출시 40일 만에 하루 사용자 1천만 명을 돌파하며 국내·외에서도 폭발적인 관심을 얻고 있다.

* 생성형 AI란? 텍스트, 오디오, 이미지 등의 기존 콘텐츠를 활용해 유사한 콘텐츠를 창조하는 인공지능 기술

끊임없이 배우고 깨우치며 사람과 通하는 기술

챗GPT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AI챗봇과 기능과 기술 측면에서 차별화된 점이 있기 때문이다. 챗GPT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대화 전후로 맥락 파악이 가능하다는 것.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마다 맥락이 달라지는 기존 챗봇과 달리 챗GPT는 이전 대화까지 기억하도록 프로그래밍된 덕분이다. 사용자와 나눈 이전 대화에서 말한 내용을 기억해뒀다가 후속 질문에 대한 답을 할 때 활용할 수 있다. 실수도 인정한다. 질문에 틀린 답을 할 경우, 사용자가 이를 지적하면 즉시 인정한다. 데이터 알고리즘을 통해 해당 내용을 학습했다가 추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챗GPT는 일반 챗봇과 비교해 알고리즘 학습법부터 다르다. 오픈AI가 2020년 선보인 GPT-3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GPT-3.5로 만든 대화형 텍스트 생성 모델의 매개 변수는 무려 1천 750억 개에 달한다. 여기에 실수 기반의 반복적 강화 학습이 적용됐는데, AI가 반복적으로 시행착오를 거쳐 최적의 방법을 터득하는 머신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사용자들과 대화하면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을 통해 실수를 바로잡도록 훈련된 것이다. 기존 챗봇은 답이 정해진 데이터를 학습한 방식인데 반해 챗GPT는 대화를 통해 계속 배우면서 사람과 대화할 때 유연하게 대응한다. 1분 전에 한 질문에 이미 챗GPT가 답변한 결과를 기반으로 새로운 답을 제시하기 때문에 답변은 계속 달라지면서 발전하는 식이다.

챗GPT가 던진 충격파 신드롬 넘어 미래를 바꿀까?

젊은층 사이에서 챗GPT는 만능 치트키로 통한다. 정보 요약, 번역, 에세이, 코딩, 시, 그래프 제작, 악성코드 분석, 웹페이지 생성 등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양자 컴퓨팅을 쉬운 용어로 설명해줘” 같은 정보를 요청하는 질문부터 “10살 아이의 생일 축하를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있을까?” 등 개인적이며 제법 정교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한국어 질문에도 한국어 문장으로 답을 해준다. 최근 직장인 사이에서 챗GPT를 업무에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프로그램 코딩뿐만 아니라 영문서 작성 및 교정 등 다양한 업무에서 효율성을 높여준다는 입소문을 타면서다. 활용 노하우를 공유한 글과 유튜브 영상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챗GPT 사용법은 물론 어떤 명령을 입력하면 최적화된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 챗GPT를 활용한 블로깅이나 영어 공부, 취업 준비 등 실용적인 활용법을 공유한다.

이처럼 모든 질문에 막힘없이 답을 하고, 업무를 대신해 주며 일상에 필요한 조언까지 해주는 AI가 우리네 삶에 불쑥 찾아든 것이다. 챗GPT의 등장은 개인을 넘어 산업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챗GPT로 인해 구글, 네이버 등 기존 키워드 중심 검색 엔진 생태계가 지각 변동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중이다.

기대와 동시에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부정확한 정보 생성, 인간의 일자리 대체, 초거대 AI 산업의 부정적인 측면을 걱정하는 의견도 등장했다. 하지만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관련 산업을 넘어 인류의 생활을 완전히 뒤바꾼 것처럼, 챗GPT가 쏘아 올린 변화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앞으로 챗GPT가 섬광처럼 반짝이는 신드롬을 넘어 미래를 주도해갈지 자못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