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 요즈음 : 여기서 행복

라라랜드 속
‘삼남매 칸타빌레’

파주지사 안전품질부 안재희 차장 가족

Text. 윤진아 Photo. 이승헌

‘눈부신 파도’와 햇살을 품에 안고 음악의 바다에 풍덩 빠지는 순간, 만면에 미소가 감돈다. 그제야 온전히 들리고 보이고 만져졌던 보석 같은 순간들을, 꽉 찬 행복에 정수리까지 찌릿찌릿해졌던 그때의 우리를, 안재희 차장은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다.

음악의 바다에 풍덩 빠져볼까?

겨우내 움츠렸던 자연이 기지개를 켜는 시간, 봄을 마중하러 간 길 끝에서 아주 특별한 콘서트가 열렸다. 평소와 다름없던 여행가방에 변화를 꾀해 아이들의 악기도 챙겨가자고 제안한 것은 안재희 차장의 여행계획 중 제일 잘한 일 중 하나일 것이다. 그림 같은 바닷가 펜션에 들어서자 경쾌한 플루트, 바이올린, 첼로 선율이 상냥하게 인사를 건넨다. 일상에 쉼표가 필요할 때, 안재희 차장 가족은 주저 없이 악기를 연주한다고 했다. 실제로 음악은 이 가족의 DNA나 다름없다. 총각 시절 발라드를 즐겨듣던 아빠와 클래식 음악을 사랑했던 엄마의 단골 데이트 코스도 뮤지컬 공연장이었단다. 초등학교 입학 무렵 차례차례 피아노 연주를 시작한 삼남매도 자연스럽게 음악에 스며들었다.

“사춘기를 앞둔 아이들에게 한적한 여행지에서 작은 콘서트를 열어주고 싶었어요. 실은 아이들이 지역 아트센터에서 소규모 오케스트라 활동을 해왔는데, 코로나19 때문에 3년간 중단됐다가 지난주에 오랜만에 공연 무대에 올랐거든요. 서로 다른 자리에서 저마다의 악기를 연주하는 삼남매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하더라고요. 서툴지만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게 참 예뻐 보였어요.”

여진이의 플루트, 지후의 바이올린, 시현이의 첼로 선율이 한데 어우러져 어쩐지 엄마 아빠의 마음을 토닥토닥 어루만져주는 듯하다. 뉴진스의 ‘OMG’를 즐겨듣는 여진이, 마룬5의 ‘Sugar’가 요즘 최애곡이라는 지후, BTS 정국의 월드컵 주제곡 ‘Dreamers’를 좋아하는 시현이에게 음악은 일상이자 취미이자 가장 잘할 수 있는 봉사 수단이다. 키가 크는 만큼 감성도 쑥쑥 자란 아이들의 진지한 연주에 부모는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먼 훗날 이 순간을 떠올릴 때마다 열다섯, 열세 살, 열두 살이었던 세 꼬마의 합주 선율에 슬며시 웃음이 나겠지?! 우리 모두가 그 시간과 공간에 한데 머물러 아름다운 선율을 공유했다는 사실도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

사랑하는 여진, 지후, 시현아~
너희에게 바라는 건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이 되라는 것!
언제나 친구같이 편한 아빠가 되도록 노력할게.

봄의 길목에서 찾아낸 자연의 선율

바람이 불고, 새들이 지저귀고, 태양이 기운다. 내내 우리를 감싸고 있던 자연의 선율이 문득문득 따뜻하게 느껴진다. 강화도는 지난해 아이들과 첫 바다낚시를 경험하게 해준 곳이다. 아빠를 따라 더 좋은 강태공이 되기 위해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자연의 생태를 공부하고, 아직 채 자라지 않은 물고기를 놓아주며 생명에 대한 책임감도 갖게 된 아이들이 안재희 차장은 그저 기특할 따름이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들과 소중한 추억을 차곡차곡 쌓기 위해 안재희 차장은 특별한 가족행사를 마련해왔다.

“주말엔 가족운동회를 열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축구, 피구, 배드민턴, 하키 등등 다양한 스포츠를 온 가족이 원 없이 함께하는 날이죠. 여행가방 안에 배드민턴 라켓과 축구공도 들어있는 걸 보니, 이번 주말에도 거르지 않을 것 같네요.(웃음)”

매월 둘째 주 수요일은 ‘가족 소통의 날’이다. 맛있는 간식을 먹으면서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하고, 충분히 들어주는 날이다. 대화가 늘며 많은 것이 달라졌다. 올해부터는 중차대한 변화도 시작된다. 그동안은 대부분의 의사 결정을 부모가 이끌어갔다면, 앞으로는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의견을 내고 추진해나가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여행 일정도 그렇게 완성됐다. 사이좋게 모여 앉아 ‘바닷가 펜션 음악회’를 실현하며 나눈 웃음만큼 동력도 얻었단다. 안재희 차장 가족의 유쾌한 합주는 한창 클라이맥스를 향해 진행 중이다.

왼쪽부터 첫째 안여진 양, 막내 안시현 군, 둘째 안지후 군, 아내 공정미 씨, 안재희 차장

나의 반쪽 정미 씨!
지혜로운 당신 덕분에 우리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고 있는 것 같아.
부족한 날 보듬어주고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줘 고맙고, 사랑해♡

섬 여행이 선사하는 아늑한 쉼표

산자락을 연잎처럼 두른 호젓한 오솔길은 또 다른 운치를 자랑한다. 나뭇가지마다 여린 잎들이 햇살을 한껏 받아들이며 새순을 돋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오늘이 입춘이라더니, 날씨도 참 포근하고 온 풍경이 따뜻해 보이네요. 이렇게 새 소리 들으며 흙 밟을 기회가 좀처럼 흔치 않은데, 짧은 산책만으로도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아요.”

아내 공정미 씨의 미소를 따라 안재희 차장의 입꼬리도 절로 올라간다. 사계절 가운데 봄에만 유독 ‘새’라는 수식어가 붙는 까닭은, 기나긴 겨울의 터널을 지나 마침내 돌아온 이 계절이 그만큼 반갑기 때문일 것이다. 흙내음 풀내음을 온몸으로 들이마실 수 있는 텐트 안에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몸을 뒹굴며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한적한 어촌 마을의 아름다움, 마당에서 바로 보이는 바다의 운치, 지저귀는 새소리에 자꾸만 웃음이 난다. 오늘도 삼남매는 새롭고 재미난 것들을 쉬지 않고 찾아 나설 터이다. 드넓은 갯벌에 바닷물이 차오르면 낚시채비를 하고 해변으로 나가야지! 우리를 마주보게 하는 바다, 함께여서 더 행복한 여행지에서 안재희 차장 가족은 ‘지금, 여기, 우리의 행복’을 낚는 참이다.

강화도의 또 다른 매력 즐기기

동막해변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백사장이 천혜의 자연경관을 펼쳐 보인다. 강화 남단에 펼쳐진 갯벌은 무려 1천8백만 평. 물이 빠지면 직선 4km 규모의 갯벌로 변한다. 썰물 땐 칠게, 가무락, 갯지렁이, 쌀무늬 고둥 등등 여러 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주소 인천 강화군 화도면 해안남로 1481

석모도

강화군 외포항에서 서쪽으로 1.2km 떨어진 섬. 육지와 섬을 잇는 강화대교, 초지대교, 석모대교가 개통돼 드나들기가 한층 수월해졌다. 선덕여왕 4년에 창건한 유서 깊은 고찰 보문사를 비롯해 전등사, 마니산, 상주산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주소 인천 강화군 삼산면 석모리 산 1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