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정성으로 피워낸 특별한 꽃 한 송이 꽃 앙금 떡케이크
만들기 체험

열수송시설처 열수송진단부 권용현 대리 & 판교지사 기계부 김지형 주임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특별한 날이면 떡을 빚어 이웃과 나누곤 했다. 함께 떡을 빚으며 서로의 온기를 나누고, 마음을 전한 것. ‘가정의 달’을 맞아 권용현 대리와 김지형 주임도 온기와 사랑의 마음을 담아, 꽃 앙금 떡케이크 만들기 체험에 나섰다. 정성을 담아 노란색 꽃 한 송이, 마음을 담아 붉은 꽃 한 송이를 피우며 보낸 특별한 시간, 오랜만에 마주 앉아 서로의 일상을 나누는 즐거움은 덤이다.

글 박향아 사진 김정호

두 남자의 떡케이크 만들기 도전 경기도 수원시에 자리한 어느 아담한 베이킹 스튜디오. 평소에는 20~30대의 젊은 여성들이 주로 찾는 이곳에, 오늘은 조금 어색한 표정의 두 남자가 자리했다. 자취를 하면서 자연스레 요리에 관심을 두게 됐다는 김지형 주임은 코로나19로 외식이 어려워지면서 요리에 대한 열정이 한층 더해졌다. “유튜브를 보면서 다양한 요리에 도전하던 차에, ‘소원을 말해봐’ 공지를 보고 ‘이거다!’ 싶었죠. 떡케이크는 혼자서는 도전하기 어려운 미션이잖아요. 잘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할 자신은 있습니다.”
김지형 주임이 체험의 동반자로 선택한 이는 권용현 대리. 사실 두 사람은 나이, 직급, 부서까지 뭐 하나 공통점이 없지만, 김지형 주임의 제안에 권용현 대리는 기꺼이 동행해주었다.
“2019년도 2월에 열수송진단부로 발령을 받았는데, 같은 시기에 김지형 주임이 입사를 한 거예요. 부서는 달랐지만 같은 층에서 근무하다 보니 자연스레 친해지게 됐죠. 김지형 주임은 밝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예요.”
소소한 일상으로 채워지던 대화는 개인적인 고민을 나눌 만큼 깊어졌고, 그래서 2020년 3월 김지형 주임이 다른 부서로 이동을 하게 됐을 때는 두 사람 모두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같은 건물에서 근무 중이거든요. 그래도 층이 달라지니까 따로 약속하지 않으면 만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나중에 술 한 잔하자는 약속도 코로나19 때문에 계속 미뤄지고... 그래서 ‘술 대신 떡 한 번 함께 빚어보자’고 했습니다.(웃음)”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베이킹 테이블을 앞에 두고 오랜만에 마주한 두 사람. 반가움도 잠시, 눈앞에 놓인 각종 재료와 낯선 도구를 보니 걱정이 커져간다.
“맛있게 쪄놓은 떡케이크 위에 앙금으로 예쁘게 꽃을 빚어서 올리기만 하면 돼요. 짤주머니에 천연색소로 물들인 앙금을 넣은 후, 한 장 두 장 세 장... 이렇게 꽃잎을 하나씩 짜주면 예쁜 장미가 되고, 꼬불꼬불 꽃잎을 더하면 카네이션이 됩니다. 어때요, 쉽죠?(웃음)”
선생님 손에서 마술처럼 한 송이 꽃이 피어나는 것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입에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탄식이 터져 나온다. 놀라움 반, 걱정 반이 묘하게 섞인 탄식을 뒤로하고, 이제는 직접 앙금 꽃을 만들어야 할 차례. 권용현 대리는 치자 가루로 색을 낸 노란색 앙금을, 김지형 주임은 비트 가루로 색을 낸 붉은색 앙금을 택했다.
짤주머니를 누르는 힘과 꽃잎 모양을 만드는 손목의 스냅이 균일하게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머리로는 충분히 이해했음에도 막상 피어나는 꽃잎의 모양은 제멋대로다. 들쑥날쑥 형태를 알 수 없는 꽃잎이 쌓여갈수록 자신감은 점점 떨어지고, ‘과연 오늘 케이크를 완성할 수 있을지’ 걱정은 쌓여간다.
“선생님이 만드시는 걸 볼 때는 분명히 간단해 보였는데, 마음과는 달리 손이 제멋대로 움직이네요.” 김지형 주임의 말에, 옆에서 열심히 꽃잎과의 사투를 벌이던 권용현 대리도 잠시 숨을 고르며 한마디 거든다. “한 송이 꽃을 피우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웃음) 그래도 열심히 연습하면 우리 손에서도 노란 장미와 빨간 카네이션이 피어나겠죠? 우리 다시 파이팅 합시다!”

사랑하는 가족을 향한 마음을 가득 담아서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두 사람의 손끝에서도 예쁜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기둥을 단단하게 세우고 11시 방향으로 하나, 그다음은 12시, 다음은 1시...” 입으로 순서를 되뇌며 정성껏 꽃잎을 만드는 두 사람의 표정에서 진지함이 오롯이 느껴진다.
김지형 주임은 “과연 오늘 안에 꽃 한 송이나 제대로 만들 수 있을까 싶었는데, 포기하지 않고 계속 연습하니 결국 이렇게 예쁜 꽃을 만들게 되었다”면서 꽃처럼 밝게 웃었다.
“요즘 ‘바디 프로필’ 촬영을 목표로 열심히 몸을 만들고 있는데, 눈에 보이는 변화가 크지 않아서 조금 지쳐가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역시 노력하면 안 되는 게 없는 것 같아요. 올여름 열심히 땀 흘리면, 가을쯤에는 제 노력의 결실도 피어나지 않을까요?(웃음)”
결혼 4년 차인 권용현 대리도 아내에 대한 사랑을 듬뿍 담아 노란 장미를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8년의 연애를 거쳐 ‘부부’가 된 지 어언 4년. 이제는 서로의 눈빛만 봐도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기에 ‘꽃 선물’은 거의 안 하게 됐다고 한다.
“결혼 초에는 기념일에 꽃을 선물하기도 했는데요. 아내가 눈빛으로 ‘차라리 치킨이랑 피자를 사 오지’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웃음) 자연스레 로맨틱한 꽃 선물보다는 현실적인 선물을 하게 됐는데, 오늘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꽃이니까 아내도 좋아하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제가 사랑과 정성을 가득 담아서 빚어낸 꽃이니까요.”
두 사람 모두 제법 빨라진 손놀림으로 꽃을 만들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떡케이크를 충분히 장식할 만큼 많은 꽃이 완성됐다. 권용현 대리의 케이크 위에는 아내가 좋아하는 노란색 장미가, 김지형 주임의 케이크 위에는 부모님을 위한 빨간 카네이션이 활짝 피어났다.
“한 달에 한 번씩 세종에 계신 부모님을 뵈러 가는데, 이번 어버이날에는 일정 때문에 못 갔거든요. 그래서 오늘 직접 만든 카네이션 케이크를 가지고 갈 계획인데요. 처음 도전할 때는 ‘과연 내가 케이크를 완성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컸는데, 생각보다 너무 멋진 케이크가 완성되어서 이제는 제가 만들었다는 걸 믿으실지 걱정입니다. ‘소원을 말해봐’ 덕분에 최고의 어버이날 선물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권용현 대리도 “연애 8년, 결혼생활 4년 동안 아내에게 직접 만든 선물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꽃 한 송이 한 송이에 아내를 향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가득 담았다”고 했다. “작년부터 대학원에 다니면서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거든요. 취미로 테니스를 시작하면서 ‘작은 대회’ 참가를 목표로 주말마다 열심히 연습도 하고 있고요. 그렇다 보니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이 조금 부족했는데요. 언제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묵묵히 응원을 보내주는 아내에게 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입니다. 오늘 직접 만든 떡케이크를 통해 그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