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 요즈음 : 듣는 서점

언어의 온도

재무처 자금IR부 유동관 대리

Text.편집실 Voice.유동관 대리 Photo. 정우철

말과 글에는 온도가 있습니다. 살면서 말과 글의 온도를 느껴본 경험이 있지 않나요? 누군가가 던진 말에 냉기를 느꼈다가도, 또 가슴까지 따뜻해지는 글을 본 후에 마음이 괜찮아졌던 경험 말이죠. 여러 이슈로 시끄러워지는 시대를 사는 요즘,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마음이 따뜻해지길 바라며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를 낭독해 드리겠습니다.

* 듣는 서점은 한난 직원이 직접 책을 읽어주는 코너입니다.
아래 오디오 재생버튼을 클릭하시면 유동관 대리가 읽어주는 <언어의 온도>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더 아픈 사람

언젠가 2호선 홍대입구역에서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맞은편 좌석에 앉아 있는 할머니와 손자가 눈에 들어왔는데 자세히 보니 꼬마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할머니 손에는 약봉지가 들려 있었다. 병원에 다녀오는 듯했다.

할머니가 손자 이마에 손을 올려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아직 열이 있네. 저녁 먹고 약 먹자.”

손자는 커다란 눈을 끔뻑거리며 대꾸했다.

“네, 그럴게요. 그런데 할머니.

할머니는 내가 아픈 걸 어떻게 그리 잘 알아요?”

순간, 난 할머니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대답의 유형을 몇 가지 예상해 보았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라거나 “할머니는 다 알지” 같은 식으로 말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니었다. 내 어설픈 예상은 철저하게 빗나갔다. 할머니는 손자의 헝클어진 앞머리를 쓸어 넘기며 말했다.

“그게 말이지. 아픈 사람을 알아보는 건, 더 아픈 사람이란다….”

상처를 겪어본 사람은 안다. 그 상처의 깊이와 넓이와 끔찍함을.
18p 중에서

분노를 대하는 방법

분노는 인간의 보편적 감정인지 모른다. 살다 보면 누구나 상대방을 죽일 듯이 물어 뜯고 싶은 순간이 있고 그런 감정을 제어하지 못해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는 경우도 많다. 화(火)를 참지 못해 크나큰 화(禍)를 당하기도 한다. 극지에 사는 이누이트(에스키모)들은 분노를 현명하게 다스린다. 아니 놓아준다. 그들은 화가 치밀어 오르면 하던 일을 멈추고 무작정 걷는다고 한다. 언제까지? 분노의 감정이 스르륵 가라앉을 때까지. 그리고 충분히 멀리 왔다 싶으면 그 자리에 긴 막대기 하나를 꽂아두고 온다. 미움, 원망, 서러움으로 얽히고설킨, 누군가에게 화상을 입힐지도 모르는 지나치게 뜨거운 감정을 그곳에 남겨두고 돌아오는 것이다.
231p 중에서

BOOK COMMENT

화가 나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더더욱 입에 담는 말과 손에 스치는 글을 더 따뜻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혹시 누군가의 말 혹은 글로 상처를 받았다면, 잠시나마 이 책이 위로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다들 따뜻하고 풍요로운 가을 맞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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